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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회계의 미래, 김기영 회장이 말하는 회계교육 혁신

작성자: 삼일아이닷컴 | May 8, 2026 2:22:27 AM
김기영 교수 
현. 제44대 한국회계학회 회장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김기영 교수는 제44대 한국회계학회 회장으로, 회계·세무·조세법을 아우르는 융합적 시각을 바탕으로 학계와 정책 현장을 두루 이끌어온 회계학자다. 고려대학교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School과 Boston University School of Law에서 조세법을 연구했으며, 현재 명지대 행정부총장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회계 투명성 강화와 AI 기반 회계교육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미래 회계 인재 양성과 국제 학술 교류 확대에 힘쓰고 있다. 

현. 제44대 한국회계학회 회장 - 인터뷰

삼일아이닷컴
안녕하세요. 김기영 회장님. 늦었지만 한국회계학회 제 44대 회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바쁘신 일정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일아이닷컴 독자분들께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기영 회장
 2026년 1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한국회계학회 제44대 회장을 맡게 된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김기영교수입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회계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이후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School과 Boston University School of Law에서 법학석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세법을 공부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1990년부터 공인회계사와 세무사로서 실무에 종사하다가 2005년부터 명지대학교 경영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해 오고 있으며, 학내에서는 인문캠퍼스 학생경력개발처장과 부동산대학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행정부총장을 맡고 있습니다.

학교 밖에서는 회계·세무·재정 분야의 여러 정책 현장에 참여해 왔습니다. 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원 회계자문교수 및 공인회계사 시험운영위원,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자문위원과 기금부담금운용평가단 평가위원,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위원 등을 거치며 회계 정보가 정책과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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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공인회계사와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펜실베니아 로스쿨에서 법학석사 과정과 보스턴 대학교에서 세법을 깊이 연구하신 것 같습니다. 그 당시 Tax 분야로까지 시야를 넓히시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김기영 회장    
 2002년 유학 당시에 미국 로스쿨로 향한 데에는 분명한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세무분야는 본래 조세정책, 세무회계, 그리고 조세법이라는 세 개의 축이 균형 있게 맞물려야 온전히 작동하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상황을 돌이켜보면, 조세정책은 재정학자들이, 세무회계는 회계학계가 비교적 두텁게 연구해온 반면, 정작 그 토대가 되어야 할 조세법 영역은 학문적 기반이 매우 취약했습니다. 단적으로 그 무렵 국내 주요 법과대학에 조세법 전임교수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조세 사건은 해마다 늘어나고 세법은 점점 정교해지는데 정작 그것을 해석하고 체계화할 법학 인력은 길러지지 않고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회계학 박사를 마치고 공인회계사로서 실무를 접하면서, 회계 처리와 조세 쟁점이 결국 법 해석의 문제로 귀결되는 장면을 거듭 마주쳤습니다. 세무회계만으로는 풀리지 않고, 조세정책 논의만으로도 메워지지 않는 빈 공간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 공백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면 조세법을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마침 미국은 조세법 연구의 전통이 가장 깊이 축적된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School에서 법학석사 과정을 통해 미국법의 기본 체계를 익힌 뒤, 조세법 분야에서 정평이 나 있던 Boston University School of Law의 Graduate Tax Program으로 옮겨 세법을 한 차례 더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회계학자로서의 훈련 위에 법학의 시각을 얹어 조세 현상을 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선택이 이후 국세청 법령해석심의위원회나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 국세심사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는 데에도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회계와 세무, 그리고 법이 만나는 지점에서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리는 데 그 시절의 공부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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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와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장으로 재직하시면서 많은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재직하시는 기간 중 기억에 남으시는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김기영 회장  
부동산대학원장으로 재직했던 약 3년 반(2022.9~2026.1)은 제 학자 생활 가운데서도 특별히 의미 있게 남아 있는 시간입니다.

부임 당시 가장 먼저 마음에 두었던 것은 부동산이라는 분야가 갖는 무게감을 학문적으로도 제대로 담아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부동산은 가계 자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기업의 재무구조와 금융시장의 안정성, 나아가 거시경제 전반에까지 직결되는 국가 경제의 핵심 영역입니다. 동시에 부동산은 회계와 세법이 가장 촘촘하게 맞물리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보유와 거래의 전 단계에서 평가·손상·공정가치 측정 같은 회계 쟁점이 등장하고,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법인세·상속증여세 등 거의 모든 세목이 교차합니다. 회계학을 전공하고 세법을 공부해 온 제 입장에서는 부동산대학원이야말로 그동안 쌓아온 학문적 자산을 사회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무대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재임 기간 중에는 부동산 고유의 개발·금융·정책 영역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회계·세무·재무 관점을 강의와 연구에 한층 더 깊이 녹여내려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실무가들이 회계와 세법의 언어를 익히고, 반대로 회계·세무 전문가들이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접점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특별히 공을 들였던 것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 명사특강」의 개설입니다. 그동안 부동산 분야의 저명한 명사들을 직접 모시는 자리는 일부 부동산 최고위과정에서나 접할 수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그 문턱을 낮추어 우리 대학원 학생들은 물론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일반 시민과 실무자들에게도 폭넓게 개방했습니다. 정책을 입안해 온 전직 고위 관료, 굴지의 디벨로퍼와 자산운용사 대표, 부동산 금융과 감정평가의 권위자, 학계의 원로 등을 차례로 모시면서 학생들에게는 살아 있는 현장의 통찰을, 대학원에는 지역사회와 산업계를 향해 학교의 문을 여는 통로를 만들어드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학생들입니다. 시행사·시공사·자산운용사·금융기관 임직원부터 공공기관 실무자, 감정평가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의 분들이 한 강의실에서 토론하며 만들어내는 통찰은 교수인 제가 오히려 더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원우회와 동문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인연이 졸업 이후에도 산업계·학계·공공 부문을 잇는 네트워크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명지대 부동산대학원이 단순한 실무 교육기관을 넘어, 회계·세무·금융·정책이 함께 호흡하는 융합형 대학원으로 한 단계 더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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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회계법인을 비롯한 많은 회계법인에서 AI 서비스를 구축하여 실제 현업에 활용중에 있습니다. AI 서비스가 더욱 발전할 경우 회계업계와 학회에 향후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하시는 지요? 
 
 
김기영 회장  
<이미지 : 삼일회계법인 제공>
'한국회계학회 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위촉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기영 한국회계학회장, 신재용 서울대 교수, 문두철 연세대 교수,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 윤훈수 삼일PwC 대표
 
저는 AI의 발전이 회계업계와 학계 모두에 커다란 도약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먼저 회계업계 측면에서 보면, AI는 그동안 회계·감사 업무에서 가장 부담이 컸던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영역을 획기적으로 효율화해 줄 것입니다. 전수에 가까운 거래 검토, 이상거래 탐지, 계정 분석, 문서 검토와 같은 작업은 이미 AI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정밀하게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간을 줄여주는 차원을 넘어 표본감사에서 전수감사로, 사후 적발에서 사전 예방으로 감사의 패러다임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변화라고 봅니다. 그만큼 회계 정보의 신뢰성과 자본시장의 투명성이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더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회계 전문가들이 본연의 고부가가치 영역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거래의 회계 처리에 대한 판단, 기업의 가치평가, ESG·세무·M&A 자문, 그리고 경영진과의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처럼 인간의 통찰과 직업적 회의(professional skepticism)가 반드시 필요한 영역의 비중이 오히려 커질 것입니다. 즉, AI가 회계사를 대체한다기보다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회계 전문가가 그렇지 않은 전문가를 앞서 나가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삼일회계법인을 비롯한 주요 회계법인들이 발 빠르게 AI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흐름은, 이런 미래를 우리 업계가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매우 고무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학계와 학회의 입장에서도 AI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공시 텍스트, 감사보고서, 뉴스, 주석, 이메일, 음성·영상 자료까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회계학 연구의 영역이 크게 넓어지고 있습니다. 회계 정보의 질, 감사품질, 내부통제, 경영자 보고행태, 자본시장 반응 등 전통적인 주제들도 훨씬 더 깊이 있게 규명할 수 있게 되었고, AI 시대의 새로운 회계기준과 감사기준, 윤리·책임 문제처럼 학계가 선도해야 할 새로운 연구 주제 역시 풍부해지고 있습니다.

한국회계학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려 합니다. AI와 회계의 접목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와 특별세션을 활성화하고, 실무계와 함께 데이터·사례를 공유하는 산학 협력의 장을 더 자주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한 회계 교육과정에도 데이터 분석과 AI 활용 역량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지원하여 미래의 회계 전문가들이 AI 시대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흐름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고자 합니다.

요컨대 AI는 회계의 위기가 아니라 회계의 가치와 외연을 확장시키는 강력한 동반자라고 확신합니다. 학계와 업계가 함께 지혜를 모은다면 한국 회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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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회계학회 제 44대 신임 회장으로서 올해 본견적으로 추진하고 계시는 일은무엇인가요? 
 
 
 김기영 회장 
올해는 한국회계학회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으로서 저는 크게 세 가지 과제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회계 투명성 강화입니다.
회계 투명성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떠받치는 가장 근본적인 토대이자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성숙하기 위해 결코 후퇴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그동안 외부감사법 전면 개정,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표준감사시간 도입 등을 거치며 우리 회계제도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각에서는 기업의 부담을 이유로 제도의 핵심 골격을 되돌리려는 논의도 나오고 있습니다. 학회는 이러한 국면에서 학문적 근거에 입각한 균형 잡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한 옹호나 반대가 아니라 데이터와 실증연구에 기반하여 어떤 제도가 실제로 회계 정보의 질을 높이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제고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학회 본연의 역할입니다. 나아가 저는 회계가 자본시장의 영역을 넘어 공공부문, 비영리, 그리고 국가 재정 전반의 투명성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회계기본법」 제정 논의를 비롯한 회계 거버넌스의 큰 그림을 학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의제화하고자 합니다.

둘째,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회계교육의 혁신입니다.
AI와 데이터 분석이 회계·감사 실무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는 지금, 우리 회계 교육 역시 이에 발맞추어 진화해야 합니다. 기존의 분개와 재무제표 작성 중심의 커리큘럼만으로는 미래의 회계 전문가를 길러내기 어렵습니다. 회계의 본질적 사고는 더욱 단단히 유지하되, 데이터 분석, AI 활용, 비정형 정보 해석, 그리고 직업적 회의와 윤리적 판단 능력을 함께 갖춘 융합형 회계 인재를 길러내는 방향으로 교육의 틀을 다시 짤 시점입니다. 학회 차원에서는 회계학 교수님들과 실무계가 함께 모여 차세대 회계 교육 모델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운영하고, AI·데이터 기반 회계연구를 지원하는 특별 연구분과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학부와 대학원, 그리고 회계 전문가 재교육 단계에 이르기까지 평생학습 관점에서 교육 콘텐츠를 체계화하여, 변화의 속도를 회계 전문가들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든든한 학문적 후방 지원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셋째, 학회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2026년 국제학술대회입니다.
한국 회계학계는 그동안 양적·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왔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연구 성과를 세계와 더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한국 회계 연구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할 때라고 봅니다. 그 일환으로 2026년 6월 16일 한국회계학회 주관의 하계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회계 투명성, AI와 감사, 지속가능성 보고, 글로벌 회계기준의 수렴 등 우리 학계와 실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중심으로 학자와 실무 리더들을 초청해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특히 올해는 JIS(Journal of Information Systems)와 공동 학술대회를 동시에 개최함으로써 한국 회계학계가 글로벌 회계 담론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과제는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명성이라는 회계 본연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면서, 디지털 시대에 맞게 인재를 길러내고, 그 성과를 세계와 공유하는 것—이것이 제가 회장으로서 한국회계학회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그림입니다. 
삼일아이닷컴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도 기관 및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있는 미래 후학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기영 회장
  먼저 지금 이 순간에도 강의실과 도서관,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회계학과 씨름하고 있을 여러분께 따뜻한 응원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회계는 결코 만만한 학문이 아닙니다. 끝없는 숫자, 복잡한 기준서, 까다로운 법령과 사례들 앞에서 때로는 막막함을 느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 하나하나가 결코 헛되지 않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회계는 흔히 "비즈니스의 언어"라고 불리지만,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회계를 "신뢰의 언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자본시장이 작동하고,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국가가 재정을 운용하고, 시민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그 모든 토대에는 결국 누군가가 정직하게 기록하고 검증한 회계 정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익히고 있는 차변과 대변, 회계기준 한 줄, 감사 절차 하나하나가 사실은 우리 사회의 신뢰를 떠받치는 벽돌을 한 장씩 쌓는 일입니다. 그 무게와 가치를 자긍심으로 삼으셨으면 합니다.

특히 지금은 AI와 데이터가 회계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어 가고 있는 시기입니다. 일부에서는 "회계라는 직업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목소리도 들립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넓은 무대가 여러분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는 기술이 맡아주는 대신, 복잡한 거래의 본질을 꿰뚫는 판단, 직업적 회의에 입각한 비판적 사고, 윤리적 결단, 그리고 경영진과 사회를 향해 회계의 언어로 설득해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런 인간 고유의 역량은 그 어느 때보다 귀하게 쓰일 것입니다. AI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회계의 본질을 단단히 다진 위에 AI를 능숙하게 부리는 전문가로 성장하시기를 바랍니다.후학 여러분께 세 가지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기본기를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화려한 도구와 기법은 시대에 따라 바뀌지만, 회계의 원리와 논리, 재무제표를 읽어내는 안목은 평생을 가는 자산입니다. 둘째, 시야를 넓게 가지십시오. 회계는 경영, 재무, 세무, 법률, 데이터, 그리고 윤리와 맞닿아 있는 융합의 학문입니다. 인접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마시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세계를 꾸준히 확장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셋째, 무엇보다 정직과 자긍심을 잃지 마십시오. 회계 전문가의 가장 큰 자산은 화려한 이력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직업적 양심입니다.

한국회계학회는 여러분이 마음껏 공부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든든한 학문적 울타리이자 디딤돌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학술대회와 연구 지원, 산학 협력의 자리에 후학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한국 회계의 미래이고, 우리 자본시장과 사회의 신뢰를 지켜갈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