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국세청 재직 38년 중 25년 이상을 본청과 지방청에서 근무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이 조사 분야였는데, 몇몇 동료들로부터 조사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조사통’이라고 불렸던 기억이 납니다. 조사업무 외에도 국세공무원으로서 세원관리, 체납처분 및 자료처리, 국세행정 홍보, 각종 정보수집 활동, 납세자권익보호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크고 작은 성과도 있었지만 관련 규정상 소개해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재직 당시 기억에 남는 일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사업무와 관련해서는 국세청 조사국(조사기획과) 근무당시 조사사무처리규정, 세무조사관리지침, 세무조사 운영방안 등 업무를 담당하면서 세무조사가 납세자의 성실신고 유도라는 세무조사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중소납세자가 세무조사 부담없이 경영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정과 기본방향을 수립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에게는 조사유예, 연기, 중지 등 세정지원을 적극 실시하되 지능적이고 불공정한 탈세에 대하여는 엄정하게 대응토록 하므로 조사행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데 일조를 하였다는 자긍심이 있습니다. 아울러 중부지방청과 서울지방청 조사국에서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계열사), 중견기업 등 조사를 하였고, 일선 세무서 근무 시에는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 등에 대한 조사를 하여 조사성과 우수자로 선정도 되었지만 각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여러 규정 상 어려움이 있어서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세무조사나 징세 업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이지만, 마포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재직했을 때가 납세자들을 위해 가장 많이 고민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조금 더 살을 붙이자면 국세청의 호민관(護民官)으로서 오로지 납세자들을 고충처리를 해결해 주기 위해 정성과 심혈을 기울였던 시기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부부가 평생을 떨어져 살면서 생사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택을 양도했는데 1세대 2주택으로 보아 양도소득세 과세한 건을 결정 취소했던 사례, 타인 명의(사업자)로 있는 사찰(절) 압류를 해제하여 스님들께 돌려준 사례, 장례와 관련된 예금(부의금) 압류 해제 사례, 이름을 도용당한 개인의 제2차 납세의무 해제 등 억울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영세사업자 및 납세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썼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말로, ‘억울하면 주저하지 말고 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찾아가라’는 것을 스스로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도 이때입니다.
아울러 국세청 운영지원과 경리팀장으로 있으면서는 법에 의한 엄격한 예산지출로 국회와 감사원의 결산감사를 잘 수감하여 어느 정부 부처보다도 우수기관으로 인정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청사관리 팀장(서기관) 재직 시에는 당시 근무환경 개선이 곧 친절한 세정의 밑거름이 된다는 판단 아래, 130여개 세무관서와 기숙사를 증·개축했던 기억도 납니다. 세종 2청사(국세청)를 단독청사로 신축하기도 했는데, 당시 세종 1청사는 15개의 동으로 넓고 길게 밀집 되어 있어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구조여서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국세청이 단독청사로 건축되자 근무환경 및 주차는 물론 행정적으로도 편리한 점이 많아지고 전산망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해킹의 우려도 줄어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때 당시 후배 공무원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나름의 성과도 있어 여전히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