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들어서 이른바 성과급, 정확하게는 경영성과에 대한 소유권 또는 지분에 대한 이야기가 노동시장을 달구고 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분배할 여력이 있어야 그 시장에 참여한 주체 간 나눌 수 있고 싸울 수 있음을 우리 사회는 여실히 관찰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거나 진입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이나 PC의 파생수요로서 수혜를 입은 경기순환형이 아니라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전 세계 각국이 시작하면서 AI 인프라 확대와 데이터 센터 투자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재화시장에서 폭발적 수요는 파생시장인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인데 이는 당연히 노동수요의 상승을 초래한다. 노동수요가 상승한다는 것은 노동공급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임금 상승의 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성과급 인상 수요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필자가 이전에 기고한 바와 같이 경영성과급은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 상 임금이 아니다. 정기적ㆍ일률적으로 지급된 관행이 있거나 취업규칙 등 노동규범에 명시되어 있을 때 비로소 임금성을 인정받는다. 근로기준법 상 임금으로 인정된다는 것은 평균임금에 산입된다는 것이고 이는 퇴직금 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뉴스에 보도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례는 이른바 경영성과급으로서 통상적으로 이윤분배(PS : Profit Sharing)라고 지칭하는 영역이다. 삼성전자 사례에서는 이를 OPI(Overall Performance Incentive)라고 호칭하고 있다. OPI라는 용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전사적인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로서 결과물인 “전사적인 성과”에 노동(Labor)이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여부가 임금성을 결정한다.
대법원은 전사적 영업이익을 분배하는 것에 대해 임금성을 부정하고 있다.
올해 초 삼성전자의 OPI의 임금성에 대해 대법원이 이를 부정한 바 있다(대법원2021다248299, 2026. 01. 29). OPI의 경우 산정기준이 재화시장 상황, 환율 등 근로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에 의존하며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임금성이 부정되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구. PI)는 사업부별 매출 또는 목표달성률에 따라 지급규모가 확정되고 취업규칙에 지급의무가 있기 때문에 임금성이 인정된 바 있다.
경영성과급 분배에 대한 노동조합의 요구라는 신호탄을 쏘다.
상술한 바와 같이 경영성과급은 근로기준법 상 임금은 아니다. 하지만 명백한 근로소득이다. 근로소득이기 때문에 소득세(지방세 포함)와 건강보험료 등 4대보험이 부과된다. 근로기준법과 소득세법 논의를 별론으로 하더라도 경영성과급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명백하다.
노조법 제2조 제5호(노동쟁의)에서 사용자와 노동조합 간 임금ㆍ근로시간ㆍ복지ㆍ해고ㆍ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 등을 노동쟁의로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노동쟁의라 함은 근로조건 결정 등에 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한 분쟁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상 임금성 여부를 떠나 노동조합이 단체교섭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사적인 영업성과는 누구의 몫인가?
기업에는 노동과 자본 그리고 주주라는 3가지 생산요소가 존재한다.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가격을 매겨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자본설비를 투자한 은행 등에 이자를 지급하며, 회사를 믿고 투자한 주주에게 배당을 하고,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유기체이다. 성장기에는 3가지 생산요소가 의기투합하며 오로지 성장에만 전력투구한다. 그러나 이윤이 남을 경우 이에 대한 분배 비율에 대해 갑론을박이 나오기 마련이다. 원칙적으로 영업이익은 주주 몫으로서 배당을 통해 보상한다. 그런데 현재 반도체 업계와 같이 슈퍼사이클로 인해 이전과 차원이 다른 엄청난 이윤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소유권은 누구에게 귀속될 것인가? 그 대답에 대한 사회적인 실험이 이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주주의 몫이고 주주의 권리를 저해할 수 없기에 이번 삼성전자 잠정합의안의 경우 OPI 금액은 연봉의 50%를 상한으로 하는 이른바 캡(Cap)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경우 일정비율(이를 삼성전자에서 특별경영성과급으로 합의했다)을 노동(Labor)에게 분배하기로 했다(단 이번 합의의 유효기간은 1년이다).
2차적인 분배에 대해 앞으로 계속해서 노-노(勞-勞) 갈등이 발생할 것이다.
삼성전자 사례처럼 특별경영성과급을 노동에게 분배할 경우 이는 1차 분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조 단위의 성과급을 노동집단 내 구성원에게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라는 2차 분배 문제가 급부상하였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2026년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특정 부서의 이익률이 높고 그로 인해 보상률도 높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10여 년의 세월을 돌아봤을 때 긴 세월동안 희생했던 집단(적자 부서 등)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집단은 2차 분배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