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현세무사_세무법인하나 이사
최근 고소득 자산가를 중심으로 가족법인을 활용한 자산 관리 및 세금 절감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금융 기관과 컨설턴트는 가족법인에 대한 '금전 무상 대여'를 효과적인 세테크 수단으로 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가족법인을 활용한 ‘금전무상 대여’는 자녀에게 절세효과 및 부의 축적을 위한 기회를 줄 수 있는 수단은 맞지만, 이는 단순한 절세 효과를 넘어 상속 개시 시점에 세금 리스크도 동반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며,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는 타인에게 금전을 무상으로 대여받거나 낮은 이자율로 대여받는 경우, 그 무이자 또는 저리로 혜택을 본 이자 상당액이 1천만 원 이상인 경우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돈을 무이자로 빌려주게 되면 증여세 없이는 최대 2억1,700만 원 정도만 빌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법인을 활용하면 자녀대신 자녀가 주주로 있는 법인에 빌려주는 것이고 이러한 구조를 이용하면 10배인 21억7천만 원을 무이자로 빌려줄 수 있습니다.
상증세법 45조의 5에 따르면 자녀가 주주로 있는 가족법인을 특정법인이라 하는데, 자녀 가족법인에 무이자로 부모의 돈을 빌려줄 경우 법정이자율인 4.6%로 계산하여 주주 지분율별로 증여의제이익이 1억 원 이상인 경우에만 주주에게 증여세가 과세됩니다.
따라서 가족법인이 자녀1인 100% 주주로 된 경우 ‘21.7억 × 4.6% ×100%지분율 < 1억’
즉 증여의제이익이 1억 미만이기 때문에 증여세 과세 없이 가족법인을 통해 개인 대여 대비 10배에 해당되는 돈을 무이자로 빌려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장점을 이용하여 금융권에서 VIP자산가에게 어필하여 돈을 예치시키고 운용수수료를 받습니다.
‘자녀를 주주로하여 법인을 만들고 자녀법인에게 목돈을 빌려주시면 증여세 없이 자녀법인으로 돈을 불릴 수 있습니다. 자녀법인 계좌에 들어있는 돈을 저희가 잘 운용하여 불리면 운용 수익은 고스란히 자녀가 취할 수 있으니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하고 영업을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특정법인 컨설팅을 활용하여 보험사 컨설턴트들도 매우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을 할 때 계약을 위해 장점만을 어필하지 리스크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절세를 위한 세무컨설팅이라는 것은 공격적일수록 과세 리스크도 동반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첫 번째 주의사항은 자녀법인에 빌려준 돈은 말 그대로 빌려준 채권액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상속 재산가액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자산가 부모님들은 내 계좌에서 빠졌으니 상속재산에서도 빠질 것이라고 착각하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인지해야 합니다.
두 번째 주의사항이 가장 중요합니다.
바로 자녀법인에 대여해준 채로 상속 개시 된 경우 5년 치의 금전무상(저리)대여 이익이 사전증여재산으로 합산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심판례들에서도 과세가 유지되고 있고, 감사원의 기획 감사 아이템으로 점검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십니다.
‘주주인 자녀에게 특정법인 이익의 증여의제로 과세가 안되었는데도 왜 사전증여재산으로서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이 될까?’
우선 영리법인은 상속인 외의 자로서 상속인 외의 자에게 사전증여재산이 있으면 5년 치가 합산이 됩니다.
그리고 상증세법 제43조의 제1항은 하나의 증여에 대하여 둘 이상이 동시에 적용되는 경우에는 그 중 이익이 가장 많게 계산되는 것 하나만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 4 [금전 무상대출 등에 따른 이익의 증여]’과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 5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가 해당됩니다.
결국 과세관청은 특정법인 이익의 증여의제 보다 금전무상대여 이익 적용이 과세가 크고 이는 합산배제증여재산의 범위에도 포함되지 아니하기 때문에 해당이익을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한 것입니다. 심판원도 이 부분을 받아들여 결국 기각되었고 [조심2022서2030(2022.09.07.)], 납세자 입장에서 가족법인을 통하면 증여세 없이 거액을 자녀에게 간접적으로 빌려줄 수 있다는 컨설팅을 통해 안심하고 실행했겠지만, 결국은 무상 대여 이자만큼의 증여이익이 사전증여로 고스란히 5년 치가 과세된 것입니다.
가족법인을 통한 무상(저리)금전대여가 수십억 단위라면, 당장 무이자로 쓸 때는 좋지만 예상치 못한 상속이 발생되면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되는 가액은 생각보다 큽니다. 무상대여 기간 동안 자녀법인이 빌린 돈으로 큰 수익을 내지 못하면 나중에 상속세로 과세되는 기회비용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족법인은 자산의 효율적 관리와 승계에 있어 유용한 도구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는 세법의 복잡한 규정과 해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그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법인에 금전을 대여하는 경우 무상 대여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타이밍에 맞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자산 승계는 단기적인 절세 효과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법률과 세무 전문가의 세밀한 진단과 설계에 기반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자산가의 경우는 공격적인 절세보다 리스크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