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과 경제

정부 보조금에 소득세를 부과하면?

정부 보조금에 소득세를 부과하면?
2026-01-09
정부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보편지원이냐 선별지원이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이 둘을 결합한 방안이 제시되었다. 모든 이에게 15만원의 지원금이 제공되는 것은 보편지원이며,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 지원하는 것은 선별지원이다. 7월에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이에게 15만원이 지급되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에는 차등적으로 총 40만원까지 지급된다. 그리고 나중에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모든 이에게 10만원이 제공된다. 농촌인구소멸지역 거주자에게는 2만원이 추가된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은 이미 선정이 완료되었으므로 7월에 차등지급할 수 있으나, 상위 10%를 제외한 모든 이에게 제공되는 1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상위 10%를 선별하는 작업을 해야 하므로 추후에 지급한다고 한다. 상위 10% 선별은 건강보험료를 근거로 선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2년 전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되므로 상위 10% 선정은 2년 전 소득을 기초로 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위 10% 선정에 대해, 국민들은 각자 10%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관심사가 될 것이며, 지역가입자의 경우에는 2년 전 소득으로 산정하는게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소득과 재산에 대해 보험료를 납부하는 지역가입자와 달리 근로소득에 대해서만 보험료를 납부하는 직장가입자의 경우에는 재산을 어떻게 고려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 지역가입자와의 형평성을 위해서는 근로소득에 대해서만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직장가입자의 경우에도 다른 방법으로 재산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상위 10%는 소득 상위 10%라기보다는 소득과 재산을 모두 고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재산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재산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도 있다.
 
 
그런데 정부가 민생지원금과 같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 보조금을 소득세 과세대상 소득에 포함하면 보편지원의 경우에도 선별지원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소득수준이 낮아서 실효세율이 0%인 사람은 정부 보조금을 소득세 과세대상에 포함하여도 추가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을 것이다. 세금을 납부하는 납세자의 한계세율은 소득수준에 따라 6∼45%이며,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6.6∼49.5%가 된다. 만약 정부의 보편적 지원금이 10만원이고, 그 금액이 소득세 과세대상소득에 포함된다면, 6.6%의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자는 6.6%를 제외한 9만 3,400원의 순혜택을 받게 되며, 49.5%의 세율이 적용되는 자는 순혜택이 5만 5백원이 된다.
 
 
보조금을 소득세 과세대상 소득에 포함시키면 다음과 같은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첫째, 보조금을 지급할 때 인위적으로 소득수준을 구분하고 각 계층에 대한 차등지급액을 그때그때 정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여도 차등 지원하는 것과 같은 소득재분배 효과가 나타난다. 소득세의 누진세율 구조가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상황이라면 매번 소득기준과 차등지급액을 따로 정하지 않아도 소득세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가 된 누진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보조금을 지급한 이후에 보조금을 지급한 연도의 소득을 종합하여 세금을 부과하므로 보조금 지급의 근거가 되는 소득분포와 지급 시점의 소득분포가 달라서 나타나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수준을 구분하여 차등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다 보면, 그 사이에 경제적 상황이 달라진 사람은 지급 시점의 경제 상황에 부합하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소득세 제도를 활용하면, 보조금을 지급할 때는 일률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보조금을 지급한 당해 연도의 소득에 따라 보조금의 순혜택이 달라지게 된다.
 
 
셋째, 보조금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 종합소득세제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포괄적 소득세제 이론에 부합한다. 종합소득세제는 모든 소득을 종합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한다는 포괄적 소득세제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포괄적 소득세제의 이론적 기반이 되는 헤이그-사이먼스의 순자산증가설에 따르면, 일정한 기간 동안 순자산이 증가하면 그 증가분에 대해 소득의 원천을 구분하지 않고 종합하여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정부가 개인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 보조금을 받는 자의 순자산이 증가하므로 그 보조금은 소득세 과세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소득세 부과 대상 소득을 세법에 열거하지 않고 모든 소득에 대해 과세한다는 포괄주의 원칙을 엄격하게 소득세제를 적용하는 국가들에서는 정부가 별도로 예외 규정을 두지 않으면 정부 보조금이 소득세 부과 대상 소득에 포함된다. 호주의 경우에는 세법에는 별도의 규정이 없지만 과세당국에서 발표한 설명서에 정부 보조금이 소득세 부과 대상이 포함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소득세제에 따른 누진도를 적용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때마나 차등지원 기준과 차등지원액을 정하는 방식을 적용하게 되면, 그때마다 임의적으로 소득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임의적인 방식이 좋은지, 아니면 이미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였다고 보이는 소득세의 누진도를 그대로 적용하는 게 좋을 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필요하다면 소득세의 분포를 받아들이면서, 최저소득계층에게는 추가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양자를 결합하는 방법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보조금을 소득세 부과 대상 소득에 포함하지 않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정부가 지원한 보조금에 대해 세금을 징수하면 소위 ‘줬다가 일부를 다시 환수해 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으며, 그런 방식에 대해 국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보조금에 세금을 징수하는 경우의 장점을 인식한다면 그러한 반발을 억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가 징수한 세금이 모두 보조금에 포함된다면 보조금의 기본 금액이 높아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저소득층의 혜택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 만약 정부가 세수입을 활용하여 기본금액을 높이지 않는다면, 보조금에서 발생한 세수입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그만큼 다른 세금을 적게 징수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정리해보면, 정부가 민생회복을 위해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인데, 보편적 지원에 선별적 지원의 성격을 가미하여 지원할 예정이다. 그런데 선별 기준과 선별 방법 등에 대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으며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보편지원 방식으로 지원할 것인지 선별지원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보편적 지원을 하고 그 지원금을 소득세 부과 대상 소득에 포함하면 보편지원에 선별지원을 가미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보조금을 지원할 때마다 임의적으로 선별지원 대상과 차등지급액 규모를 결정하기보다는 소득세의 누진체계를 그대로 적용하면 보조금의 누진성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최소화될 수 있다. 동시에 이 방법은 소득의 파악과 소득계층의 구분에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 중 일부를 다시 세금으로 환수하는데 대한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징수한 세수입을 포함하여 지원규모를 확대한다면 그러한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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