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_홍난희 교수

권리의 위기와 세무적 역설: IP 도용에 따른 손상과 변칙 거래의 명암

권리의 위기와 세무적 역설: IP 도용에 따른 손상과 변칙 거래의 명암
2026-08-28
홍난희 교수 사진

   홍난희
   강남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강남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_홍난희 교수 

 


홍난희 교수는 경희대학교 법학박사(조세법)이자 세무사로, 현재 강남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금융권과 학계를 아우르며 신한은행·하나은행·KB국민은행에서 기업승계, 상속·증여, 자산관리 자문을 수행해 왔으며, 조세법과 자산승계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2]  권리의 위기와 세무적 역설: IP 도용에 따른 손상과 변칙 거래의 명암 
1부에서 필자는 내부 창출 무형자산의 엄격한 인식 요건과 공시의 필요성을 살펴보았습니다. 시장에서 인정받는 데이터와 IP의 가치를 회계와 세무의 언어로 옮기려는 시도는 점점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거버넌스는 여전히 충분히 성숙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장부 밖의 가치 실현: 토큰증권(ST)을 통한 무형자산의 유동화

이 지점에서 주목할 만한 제도는 토큰증권(ST)입니다. 토큰증권은 전통적 증권의 권리를 디지털화해 유통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무형자산의 금융화를 새롭게 열어주는 수단으로 평가됩니다. 장부에 곧바로 자산으로 인식되기 어려운 권리라 하더라도, 법적 권리구조와 미래현금흐름이 명확하면 자본시장에서는 유동화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토큰증권의 혁신성은 회계적 침묵을 금융기법으로 보완한다는 데 있습니다. 비록 자체 개발 데이터나 무형가치가 장부상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더라도, 권리의 내용과 수익구조가 명확하면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투자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회계가 과거의 인식요건에 충실한 반면, 금융은 미래현금흐름의 현가화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두 영역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큽니다.

여기서 새로운 회계·세무 충돌이 발생합니다. 무형자산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자 할 것이고, 이때 작성된 가치평가보고서는 세무상 시가를 둘러싼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무형자산은 유형자산보다 비교가능한 거래사례가 적기 때문에, 평가모형의 전제와 낙관적 추정이 그대로 세무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 유치를 위해 낙관적으로 산정된 가치평가보고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내부거래나 자산 이전 시 그 평가를 일관되게 반영하지 않으면 과세당국은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시가 부인을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결국 무형자산의 유동화는 자금조달의 통로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세무조정과 부당행위계산의 논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토큰증권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세무상 성격도 중요합니다. 토큰의 형식보다 그 안에 담긴 권리의 실질이 우선하므로, 특정 프로젝트의 이익 분배권인지, 지분적 성격을 지니는지, 아니면 단순한 사용수익권인지에 따라 과세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발행 단계에서부터 기초자산의 성격과 수익분배 구조를 세밀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무너진 통제와 회계적 손상: 유출이 부르는 재무적 충격

무형자산의 핵심은 결국 배타적 통제입니다. 기업이 공들여 만든 데이터가 도용되거나 유출되어 독점적 지위를 상실한다면, 이는 단순한 보안사고가 아니라 자산의 경제적 효익이 약화되었다는 신호입니다. 만약 해당 자산이 장부에 인식되어 있다면, 권리 유출이나 통제 상실의 사실이 확인되는 시점에 손상검토를 통해 회수가능액을 재평가해야 합니다.
특히 토큰증권이나 IP 담보금융을 활용한 기업에게 권리 유출은 치명적입니다. 기초자산의 가치 하락은 투자자 보호 이슈와 직결되고, 금융기관의 담보가치 하락 및 회수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무형자산은 장부에 올리는 것보다, 그 권리를 얼마나 단단하게 통제하고 보호하느냐가 재무건전성의 핵심입니다.
 
세무 정책의 과제: 변칙 거래의 차단과 정공법

조세정책 역시 재무제표에 담기지 않는 보이지 않는 자산을 어떻게 다룰지 전향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데이터와 IP를 구축했음에도 자산화가 어려운 현실은 일부 기업으로 하여금 우회적 구조를 검토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회로가 늘어난다고 해서 제도적 정당성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대표이사 명의로 IP를 유상 이전하는 방식은, 사실관계에 따라 부당행위계산 부인이나 상여처분 등 세무상 쟁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법인의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해 형성된 권리를 개인 명의로 전환하는 구조라면, 그 실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수적입니다. 과세당국은 형식보다 실질을 보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조세정책은 변칙적 이익이전을 엄격히 차단하는 동시에, 정당한 직무발명보상제도와 권리귀속 구조를 내실화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적법한 보상규정에 따라 권리를 법인에 귀속시키고, 필요하면 합리적 보상과 세제지원을 병행하는 정공법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입니다.
 
마치며: 거버넌스가 무형의 가치를 장부로

데이터와 IP의 가치를 장부에 세우는 것은 인식의 문제이지만, 그것을 지키고 활용하는 것은 거버넌스의 문제입니다. 일본이 IP 공시와 경영전략의 연계를 강화하고, 중국이 데이터 자산의 회계처리를 본격화한 흐름은 모두 무형자산을 둘러싼 제도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혁신적인 금융수단이 등장할수록 기초자산에 대한 통제권과 가치평가의 투명성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과거에는 무형자산을 어떻게 장부에 올릴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그 자산이 기업의 리스크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 관리하고 보호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변칙적 우회로에 기대기보다 투명한 거버넌스를 구축할 때, 비로소 무형의 자산은 장부와 시장 모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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