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지원은 단순한 조세감면을 넘어 기업의 지속성과 고용 안정, 나아가 국가 경제의 활력 유지라는 정책적 목적을 가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가업상속 재산에 대하여 상당한 공제를 인정하는 특례를 두고 있다.
그러나 가업상속공제는 그 혜택의 규모가 큰 만큼 적용 요건 또한 엄격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지분 보유 요건’은 제도의 적용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한다. 특히 해당 요건은 단순한 형식적 기준을 넘어 기업에 대한 지배력의 유지 여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해석이 중요하다.
문제는 현행 법령이 지분 보유 요건의 ‘비율’과 ‘기간’만을 규정할 뿐, 어떠한 주식을 보유 주식 및 발행주식 총수에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에 따라 실무에서는 다양한 지분 변동 상황과 관련하여 해석상 혼란이 발생하여 왔다.
특히, 과세관청은 지분 보유 요건을 공제 적용 여부를 넘어 공제 대상 재산의 범위를 제한하는 기준으로까지 확장하여 해석해 왔으나, 이에 대하여 법원은 해당 요건의 기능을 공제 적용 여부 판단에 한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후 유권해석 또한 이에 맞추어 변경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해석의 전개는 지분 보유 요건이 단순한 형식적 요건인지, 아니면 공제 범위까지 규율하는 실질적 기준인지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해당 연구는 지분 보유 요건을 중심으로 관련 법령의 구조, 종래의 유권해석 및 법원의 판결 그리고 해당 판례로 인하여 변경된 유권해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통해 도출되는 해석상의 쟁점과 한계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아가 이러한 문제의식은 가업승계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지분 변동 유형에 대한 후속 논의로 확장될 필요가 있으며, 본 연구는 그 출발점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2. 가업상속공제 지분 보유 요건의 구조
가. 법률 및 시행령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의2 제1항에서 “거주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로서 가업의 상속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가업상속 재산가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가업의 상속에 해당하는 경우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으로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기업일 것을 요건으로 한다.
그리고 제4항에서는 “제1항 및 제2항을 적용할 때 피상속인 및 상속인의 요건, 주식등을 상속하는 경우의 적용 방법 등 가업상속의 범위, 가업상속재산과 가업상속재산 외의 상속재산의 범위, 가업을 상속받거나 받을 상속인이 상속세로 납부할 금액의 계산 방법, 그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하여 상세한 요건과 방법 등에 대해서는 시행령에 위임하는 입법구조를 취하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5조 제3항에서는 가업상속공제의 적용을 위한 요건을 직접 규정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피상속인이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최대주주등인 경우로서 피상속인과 그 특수관계인의 주식등을 합하여 해당 기업 발행주식 총수등의 100분의 40(상장법인의 경우에는 100분의 2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이다. 이하에서는 해당 요건을 가업상속공제를 위한 ‘지분 보유 요건’으로 부르기로 하며, 지분 보유 요건은 일정한 지분율을 일정한 기간 동안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구조로써 ‘비율’과 ‘기간’이라는 두 요소로 구성된다.
해당 규정은 형식상 매우 간명하지만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보유주식의 범위는 무엇인가? 발행주식 총수에는 어떠한 주식이 포함되는가? 보유기간은 주식별로 판단하는지, 또는 전체 지분율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등 해석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령은 이러한 사항에 대하여 별도의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시행규칙이나 기본통칙에서도 이를 보완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결국, 지분 보유 요건은 방법론만 규정된 상태에서 구체적 적용 기준은 해석에 위임된 구조라 평가할 수 있다.
나. 2017년 개정의 의미와 한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5조 제3항은 2017년 개정된 바 있다. 피상속인이 최대주주로서 주식을 계속하여 보유하여야 하는 기간을 특정하지 않고 단순히 최대주주로서 계속하여 보유할 것만을 규정하던 것을 최대주주로서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는 현행 규정과 지분율 이외에 차이점은 없으며, 개정 전후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표] 지분 보유 요건 개정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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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전 |
개정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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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또는 규모의 확대 등으로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기업(상속이 개시되는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의 매출액이 3천억원 이상인 기업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내 기업은 제외한다)의 최대주주등인 경우로서 피상속인과 그의 특수관계인의 주식등을 합하여 해당 기업의 발행주식총수등의 100분의 50[「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8조의2 제2항에 따른 거래소(이하 "거래소"라 한다)에 상장되어 있는 법인이면 100분의 30] 이상을 계속하여 보유할 것 |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최대주주등인 경우로서 피상속인과 그의 특수관계인의 주식등을 합하여 해당 기업의 발행주식총수등의 100분의 50[「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8조의2 제2항에 따른 거래소(이하 "거래소"라 한다)에 상장되어 있는 법인이면 100분의 3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 |
2017년 시행령 개정은 지분 보유 요건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개정 전에는 단순히 최대주주로서 계속 보유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개정 이후에는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을 명시함으로써 기간 요건이 명확히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가업상속공제가 단기적인 지분 이동이 아닌 장기간의 경영 및 지배의 지속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개정 역시 ‘어떤 주식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라는 문제에는 직접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기간 요건이 결합되면서 개별 주식의 취득 시점과 보유기간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라는 새로운 쟁점을 발생시키는 측면도 있다.
3. 지분 보유 요건에 관한 해석
법령은 지분 보유 요건의 기본 구조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 적용 기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입법 구조하에서 지분 보유 요건의 판단은 필연적으로 해석론과 판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하여 10년 이상의 기간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항목은 가업 영위 기간 요건과 지분 보유 요건 두 가지(그 외 대표자 요건의 경우에도 10년의 기간요건이 적용된다 할 수 있으나, 대표자 요건은 꼭 10년이 아니라도 가업의 영위기간 중 50% 이상의 기간을 대표이사로 재직하거나 상속개시일로부터 소급하여 10년 중 5년 이상의 기간을 대표이사로 재직한 경우에도 충족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10년 이상의 기간요건에 포함시키지 않음)이다.
가업 영위 기간 요건은 특수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만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별도의 해석이 필요하다. 주된 업종이 변경된 경우, 개인사업을 법인전환한 경우, 가업 영위 기간 요건을 충족한 법인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법인을 흡수합병한 경우 등이 이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는 가업 영위 기간 요건을 충족하였다면 가업상속공제의 적용 대상으로 판단하고 경영 기간에 따라 가업상속공제의 한도를 제한할 뿐, 가업 영위 기간이 직접적으로 가업상속공제 혜택의 크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반면에, 지분 보유 요건은 가업 영위 기간 요건에 비해 적용 국면이 다양하고 복잡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은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는 재산이므로 매매·증여·상속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지분율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분 보유 요건은 개별 사안의 구체적 경위를 고려한 해석과 기준의 정립이 가업 영위 기간 요건에 비해 보다 강하게 요청된다고 볼 수 있다.
가. 종래 유권해석 및 심판례의 태도
당초 과세관청은 “가업을 경영하는자(피상속인)가 가업을 10년 이상 경영한 배우자 또는 자녀로부터 증여받아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주식에 대하여는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서면-2015-법령해석재산-1443 외 다수)한 바 있다.
조세심판원 역시 유사한 입장을 취하였다. 심판례(조심-2020-중-2109 외 다수)는 “가업상속공제를 통하여 세제지원을 하는 이유는 부모가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하던 ‘가업’이 자녀에게 승계되기 때문인데, 만약 부모가 해당 주식을 보유한 기간과는 무관하게 쟁점 과세특례가 적용된다면 그 가업의 경영 또는 소유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주식까지 과도한 세제상 특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는 점”을 강조하며, 특례 적용 배제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과세관청과 조세심판원은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가업상속공제의 적용 여부를 판정하는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가업상속공제의 적용대상자인 경우에도 10년 이상 보유한 주식만 공제 대상인 상속재산가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지분 보유 요건이 공제적용 여부 판단과 공제액의 산정 단계(범위)까지 포함하여 기능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공평의 측면에서 일정 부분 설득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지분 보유 요건이 ‘공제의 적용 기준’인지 ‘공제의 범위 산정 기준’인지에 대한 법적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양자를 혼합하여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 정합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조세감면요건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한다는 원칙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나. 법원의 해석과 법적 성격의 확정
고등법원은 지분 보유 요건을 충족한 지분만이 가업상속공제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서울고등법원 2020누52889)하였다. 가업의 승계에 관하여 상속세의 과세특례를 규정한 취지는 중소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경제 활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일정한 가업의 상속에 대하여 세제지원을 하고자 함에 있는 점, 가업의 승계는 경영승계와 함께 소유승계가 수반될 필요가 있으므로 상속인이 가업에 계속 종사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주식 등의 지분도 일정한 정도로 유지되어야 하는 점 등을 근거로 구 상증세법 제18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 구상증세법 시행령 제18조 제3항 제1호 가목에서 정해질 내용은 ‘기업을 지배할 수 있을 정도의 주식 등의 지분 보유비율 등과 같은 사항’이고 구 상증세법 제18조 제3항 제1호 가목은 가업에 해당하기 위하여 최대주주 등과 그 특수관계자가 최소한 보유하여야 할 주식 등의 지분 보유비율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일 뿐, 그 문언을 넘어서 ‘가업상속 재산가액’의 범위에 관한 규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사안은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대법원 2021두38741)되어 원심과 같이 확정되었다.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나 비과세 요건 또는 조세감면 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분 보유 요건의 기능을 ‘적용요건’으로 한정하고 ‘공제 범위 산정 기준’으로의 확장 해석을 명시적으로 배제하였다는 점에서 대상 판결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해석 구조를 요건 판단과 공제액 산정이라는 단계로 명확히 구분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 법령상의 지분 보유 요건은 가업상속공제의 적용 여부를 판정하는 요소로만 작용한다는 법원의 판단은 타당한 것으로 보이며, 공제액의 산정 단계에서도 지분 보유 요건이 기능하려면 해석의 방법으로서가 아니라 입법 보완을 통해 명문의 요건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다. 유권해석의 변경과 영향
위와 같은 대법원의 해석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가업상속에 해당하는 법인의 주식 중 피상속인이 직접 10년 이상 보유한 주식만이 가업상속공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세법해석의 적용 시기는 예규 생산일 이후 결정·경정분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을 변경(기획재정부 조세법령운용과-10)하였다.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 변경에 따라 과세관청에서도 가업상속에 해당되는 법인의 경우에는 해당 법인의 주식 중 피상속인이 직접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은 주식에 대해서도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되는 것으로 회신(법규재산-0084)하게 되었다. 이러한 유권해석의 일련의 변화에 따라 실무상 가업상속공제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효과가 발생하였으며, 종전 해석에 따라 공제가 제한되었던 사례들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4. 지분 보유 요건의 기능
가업상속공제의 지분 보유 요건은 법문상 일정한 지분율을 일정 기간 동안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비교적 간명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보유 주식의 범위와 보유 기간의 판단 방식 등에 관한 다양한 해석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과세관청은 지분 보유 요건을 공제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넘어 공제 대상 재산의 범위를 제한하는 기준으로까지 확장하여 해석해 왔으나, 법원은 이를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해당 요건을 공제 적용 여부 판단 단계에 한정되는 것으로 해석한 바 있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는 조세법률주의의 관점에서 타당할 뿐만 아니라,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해석 구조를 ‘요건 판단’과 ‘공제 범위 산정’이라는 단계로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이러한 해석의 정립에도 불구하고 지분 보유 요건의 구체적 적용 기준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특히 ‘어떠한 주식을 보유 주식 및 발행주식 총수에 포함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개별 사안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쟁점을 발생시키며, 이는 단순한 기술적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지배력의 판단과 특례 제도의 남용 방지라는 측면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또한, 보유 주식의 범위 및 보유형태에 관한 구체적 기준도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가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지분 변동 유형 중 추가로 취득한 지분이 존재하거나 보유 형태가 변경(신탁 등)된 경우는 새로운 해석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추가로 취득한 지분의 보유 요건 해석에 관한 쟁점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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