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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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교 |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_이중교 교수
이중교 교수는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조세법 및 세법 해석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상속·증여세, 재산평가, 조세법상 주요 쟁점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통해 조세 분야의 이론과 실무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사실관계]
1. 원고 A는 2022. 2. 23. 아버지로부터, 원고 B는 같은 날 어머니로부터 서울 소재 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의 각 2분의 1 지분을 증여받았다.
2. 원고들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23. 7. 18. 개정 전,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61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공동주택가격인 3,012,000,000원을 이 사건 주택의 가액으로 보아 원고들의 증여재산가액을 각 1,506,000,000원(= 3,012,000,000원/2)으로 하여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였다.
3. 한편 이 사건 주택과 동일한 공동주택단지에 있는 주택으로서 이 사건 주택과 주거전용면적이 같은 주택(이하 ‘이 사건 유사주택’이라 한다)에 관하여 2022. 2. 22. 거래가액을 5,900,000,000원으로 하는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
4.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유사주택의 매매사례가 확인된다는 안내를 받고 2개의 감정평가법인에 이 사건 주택에 관한 감정을 의뢰하였고, 위 각 감정평가법인은 가격산정기준일을 2022. 2. 23.로,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을 2022. 11. 2.로 하여 이 사건 주택의 가액을 5,250,000,000원, 5,360,000,000원으로 각각 평가하였다.
5. 원고들은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 구 상증세법 시행령(2023. 2. 28. 개정 전,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9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서울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에 위 각 감정평가법인의 감정가액 평균액인 5,305,000,000원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의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는 심의결과 위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6. 피고는 2023. 3. 6. 이 사건 감정가액이 이 사건 주택의 시가라고 보아 원고들의 증여재산가액을 각 2,652,500,000원(= 5,305,000,000원/2)으로 하여 산정한 증여세 각 458,600,000원을 원고들에게 부과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쟁점]
이 사건의 각 처분의 근거인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 9개월(신고기한 3개월 + 법정결정기한 6개월) 간의 감정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모법인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제2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나서 무효인지 여부이다.
[대상판결의 요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객관적 교환가치에 부합하도록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을 산정하기 위해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 중에 속한 매매 등의 가액일지라도 이를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시가로 볼 수 있는 요건을 별도로 구체화ㆍ명확화하고 있는바, 이 역시 모법인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및 제2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평석]
(1) 상증세법상 재산평가의 체계
가. 시가평가 원칙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은 상속재산이나 증여재산의 평가에 대하여 시가평가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여기서 시가(市價)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의미한다(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
나. 시가의 확장
현실에서는 완전경쟁시장을 전제로 하는 시가의 개념에 부합하는 예를 찾기 어려우므로 상증세법은 매매사례가액, 공매가격, 경매가격, 감정가액 등을 시가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시가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는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의 위임에 따라 확장된 시가의 범위를 구체화하고있다. 증여재산의 경우 증여일 전 6개월부터 증여일 후 3개월까지 9개월 간의 평가기간 내에 있는 매매사례가액, 공매가격, 경매가격, 감정가액 등을 시가로 인정한다(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 나아가 위 평가기간 밖의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 감정 등이 있는 경우에도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등 법령에서 정한 기준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감정가액 등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 본래의 평가기간으로 한정하면 시가를 찾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평가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하여 연장된 평가기간을 인정한 것이다.
다. 보충적 평가방법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상증세법 제63조에 따른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평가한다. 이에 따르면 토지는 개별공시지가에 따라 평가하고, 주택은 개별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에 따라 평가한다(구 상증세법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
(2) 국세청의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에 따른 과세의 적법성 여부
가. 국세청의 감정평가사업의 실시
납세자들이 비주거용 부동산을 증여받으면 시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평가한 공시가격으로 증여세를 신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전에는 과세관청이 이를 인정하여 공시가격에 따라 과세하였으나, 공시가격이 시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국세청은 2020년경부터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하여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과세하기 시작하였다.
국세청이 감정평가사업을 시작하였을 때에는 감정평가 대상을 비거주용 부동산으로 한정하였으나, 2025년부터는 부동산 일반으로 확대하였다. 따라서 주거용 부동산, 토지 등도 감정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감정평가 대상기준도 확대하여 현재는 ① 국세청이 산정한 추정시가(5개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하여 추정시가 산출)와 보충적 평가액의 차이가 5억원 이상 낮은 경우, ② 추정시가와 보충적 평가액 차액의 비율(추정시가–신고가액)/추정시가)이 10% 이상인 경우 감정평가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다(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 제72조 제2항).
나. 엇갈린 하급심 판결
과세관청이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과세하자 납세자들은 과세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다. 대부분의 하급심 판결들은 감정평가에 근거한 과세 자체의 정당성을 인정하되, 감정평가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심리를 집중하였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2025.12.15. 선고 2021구합85600 판결은 위 주류적 판결들에서 벗어나 감정평가의 근거 규정인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모법인 구 상증세법 제60조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이므로 그에 근거한 과세처분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여 눈길을 끌었다.
(3) 대상판결의 내용과 평가
가. 대상판결의 내용
대상판결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여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2025. 9. 26. 선고 2024누70113 판결)을 참고하여 그 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조세법규를 어떠한 내용으로 규정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국가재정, 사회경제, 국민소득, 국민생활 등의 실태 등에 기초하여 정책적, 기술적인 판단에 의하여 정하여야 하는 문제이다.
② 납세의무자도 감정을 의뢰할 수 있으므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과세관청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제정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③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액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된 가액인 이상 시가로 볼 수 있고, 그 가액이 소급감정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④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을 포함하여 총 9개월까지 이루어진 감정가액을 모두 시가로 보는 것이 아니라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고,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 한하여 시가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평가기간을 확장하였더라도 곧바로 납세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대상판결은 증여재산의 평가에서 납세자의 예측가능성보다 증여재산의 적정한 평가를 중시한 판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상증세법은 재산의 평가에서 시가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으므로 평가기간은 물론 평가기간 밖이라도 과세관청이 결정할 때까지 시가를 찾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평가기간 내의 감정가액만 유효하다고 해석하면 신고기한과 평가기간이 동일한 상황에서 납세자가 신고기한에 맞추어 증여세를 신고하는 경우 과세관청이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 중 감정가액에 대한 부분은 사문화되는 셈이다. 이를 감안하여 대상판결은 신고기한이 지난 후에도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해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상판결이 국세청의 감정평가사업의 정당성을 법리적으로 인정하였으므로 향후 국세청의 감정평가사업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국세청의 감정평가사업의 대상이 비주거용 부동산에서 부동산 일반으로 확대되었으므로 납세자들은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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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자료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삼일피더블유씨솔루션(주)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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